"독일의 블레어"로 불리는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 니더작센주총리(54)가
야당인 사민당(SPD)의 총리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슈뢰더는 지난 1일 자신의 지역구인 니더작센주 선거에서 압승했다.

오스카 라퐁텐 현당수를 총리후보경선에서 물러나게 한 것이다.

라퐁텐 당수도 선거결과가 알려진 직후 "SPD의 총리후보는 슈뢰더"라고
선언,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친기업주의 성향과 보수적 색채를 띤 슈뢰더는 기민당의 장기집권에 염증을
느낀 중도계층의 유권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사실 슈뢰더는 젊은 시절 좌파이념에 흠뻑 빠졌던 "마르크스주의자"였다.

그러나 니더작센주의회 SPD원내의장과 주총리를 거치면서 오히려 온건.
보수적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이념적 편향에서 탈피했다.

독일 국민들이 갈망하는 중도좌파로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마친 셈이다.

슈뢰더는 또 TV정치시대에 걸맞는 "외형상"의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준수한 용모, 뛰어난 화술, 남성다운 언행 등이 대중적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에 비유되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슈뢰더는 오는 9월27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헬무트 콜 총리의
16년 아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슈뢰더도 선거직후 "이제 콜 총리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해 오는 총선에서
완승을 장담했다.

전후 최장의 집권기록을 수립하고 5차 연임에 도전한 콜 총리로선 잔뜩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일부 독일 언론들은 콜 총리를 위한 "악몽의 전주곡"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슈뢰더는 콜 총리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주간지 데어 슈피겔지가 최근 실시한 정치인 호감도 조사에서 슈뢰더
(65%)는 콜 총리(37%)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9월 총선에서 슈뢰더가 16년만에 여야정권교체를 이뤄낼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슈뢰더 약력 >

<> 1944년 4월 모센베르크 출생
<> 61년 도매상 견습점원
<> 63년 사민당 입당
<> 62~64년 야간고교 재학
<> 66~71년 괴팅겐대학 재학(법학전공)
<> 76년 변호사 자격획득
<> 78년 청년사민당원 중앙위의장
<> 80~86년 연방하원의원
<> 86~90년 니더작센주의회 야당대표
<> 90년 니더작센주지사 당선
<> 94~98년 지사재선및 3선 성공

<김수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