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김종필 총리임명동의안의 국회 표결이 무산됨에 따라 3일
오전 김총리서리 체제를 출범시키는 한편 새내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각에는 17개부 장관만 포함되며 안기부장 기획예산조정위원장 등
장관급 6명은 후속 인사로 단행된다.

새 내각에 대한 제청을 현 고건 총리가 하게 될지 김총리서리가 하게
될지는 김대통령과 김총리지명자 박태준 자민련총재가 3일 조찬회동에 협의,
결정할 예정이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2일 저녁 국회 본회의의 인준 투표가 무산된뒤
"국정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대변인은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활의 문제"라고 전제하고
"국가와 민족이 사는 쪽으로 가야 순리"라고 말했다.

박대변인은 "국무총리서리체제 가동에 관한 법률적 검토는 이미 끝낸
것으로 안다"며 김대통령이 총리서리체제로 국정운영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김종필총리 지명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 표결에 들어갔으나 한나라당 일부의원들의 "백지투표"를 둘러싼
여야의원들간 몸싸움끝에 표결이 중단돼 자정까지 회의가 재개되지 못했다.

< 김수섭.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