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세계적인 화장품 업체인 샤넬이 가격인상을 둘러싼 마찰로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 국내 대형 백화점에서의 판매를 중단했다.

샤넬은 환율인상을 이유로 전 품목에 걸쳐 평균 30% 정도 가격을 올리겠다
고 이들 백화점에 통보했다.

그러나 백화점측이 이의 수용을 거부하자 지난 1일부터 백화점 매장에
판매사원을 파견하지 않거나 문만 열어 놓고 판매를 하지 않는 등의 방법
으로 영업을 중단,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갔다.

샤넬은 국내 수요가 가장 큰 향수는 40%, 기초및 색조화장품은 20%의 가격
인상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26개의 매장을 갖고 국내 유통업계에 군림해오던 샤넬이 백화점들의 "집단
저항"에 부딪쳐 영업을 중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샤넬은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백화점 입점시 매장의 위치, 면적,
입점수수료 등에서 "특별 대접"을 요구해 왔고 국내 백화점들은 브랜드의
지명도에 굴복, 지금까지 이를 대부분 수용했었다.

백화점업계는 "샤넬의 가격인상 요구에 대해 일면 이해하지만 지난달
에스터로더, 피에르가르뎅, 랑콤 등 다른 외국브랜드의 가격인상을 20%로
결정한 마당에 샤넬만 30%를 올려줄 수는 없다"며 가격인상폭을 낮춰 협상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