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가 해야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겠지만 경제난극복에 최우선을
두어야 함은 이론의 여지가 있을수 없다.

좀더 범위를 좁힌다면 당면한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것이고, 그러자면
수출을 늘려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그같은 절박한 필요성에 비춰볼때 현재 우리가 수출확대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2월의 무역수지흑자가 월간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인 33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만족할 만한 것이 못된다.

금수출이 10억달러를 넘었고 흑자도 수출확대보다 수입격감에 따라 이뤄진
것이었다.

지난해 11월 이후의 측자와 유사한 내용이다.

우리의 외채규모로 보아 연간 원리금상환을 위해 필요한 외화는 대충
계산해보아도 약 2백50억달러에 이른다.

물론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이자도 있기는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월평균 20억달러에 가까운 무역흑자를 내야만 원리금을 제대로 갚고 외채가
더이상 불어나지 않게 할수 있다.

사실 이번 위기는 수출경쟁력만 따지자면 오히려 절호의 기회이기도하다.

환율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의 수출증가율이 5%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은 우려할 상황이
아닐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새내각의 발족을 계기로 정부가 수출총력지원체제를
하루 빨리 구축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촉구하고 싶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지원기관은 어디인지 명확히
하고 필요한 지원책을 실해에 옮겨야 한다.

특히 종래의 통상산업부조직이 외교통상부와 산업자원부로 바뀌면서
통상업무에 대한 혼선이 야기될 소지가 있고, 바뀐 조직이 안정을 되찾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우려도 있다.

그러나 해외시장은 그런 우리사정을 이해해줄리 없다.

미국 등으로부터는 통상압력이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보다 빠른 안정과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정책이 시급하다고.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가 되고 있는 수출용 원자재수입의 애로를 해결해
주는 일은 그다음으로 긴요한 과제다

물론 은행으로서도 재무구조개선 등을 위해 불가피한 사정도 있겠지만
너무 획일적인 수입신용장개설 억제 등은 기업뿐아니라 자신들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욕, 특히 수출의욕을 부추겨주는 일이다.

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강구돼야 한다.

지금 우리경제가 풀어가야할 과제들은 한둘이 아니다.

기업구조조정을 비롯해서 재무구조개선과 잘못된 경영관행의 시정등
헤아릴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그로 인해 기업의욕이 떨어지거나 수출증대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특히 새정부출범에 따른 개혁프로그램이 성급하게 강행될 경우 그럴
가능성이 크다.

경제를 살리고 키우는 주체는 뭐니뭐니 해도 기업이고 그것은 역시 수출
확대를 통해 국제수지를 개선하는 것임을 우리 모두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