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국회 법사위, 신임 박상천 법무장관의 현황보고와 김태정 검찰
총장의 출석 요구건이 상정됐으나 관심은 김검찰총장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에 모아졌다.

김검찰총장이 김대중 대통령 비자금사건과 관련, 한나라당 이회창 명예
총재가 검찰 출두를 거부하자 이명예총재를 비난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
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검찰의 총수가 한때 대통령후보였던 야당의 명예총재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묵과할 수 없다"며 이날 한번도 국회에 출석한 적이
없는 검찰총장의 출석을 요구키로 했던 것이다.

이와함께 당 일각에서는 김총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회의가 시작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예상과는 달리 김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이나 사퇴를 직접 요구하지 않았다.

다만 안상수 이사철의원 등이 나서 "검찰총장이 공식석상에서 특정
정치인을 비난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느냐"며 "사퇴를 권고할 생각은 없느냐"고
질문했을 뿐이다.

검찰총장을 출석요구건도 이런 분위기 탓인지 흐지부지됐다.

강재섭 위원장은 일부 의원들이 의결을 요구하자 "검찰총장의 국회출석은
전례가 없으니 좀더 검토해 보자"며 유예시켰다.

박장관은 이날 답변에서 "검찰이 정치적 파장을 몰고올 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앞으로 검사가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도록 검찰에
지시하겠다"고 무마에 나섰다.

박장관은 "앞으로 검찰이 해서는 안되는 정치적 발언의 한계를 정해서
그런 기준에 따르도록 할 계획"이라면서도 "김검찰총장에게 사퇴를 권고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