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지
않다는 미국정부의 "경고성"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함께 IMF는 인도네시아지원의 계속여부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은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상원청문회에서
"인도네시아는 매우 곤란하고 복잡한 상황"이라며 "IMF는 조만간 인도네시아
를 계속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힘든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오는 15일 30억달러를 추가지원하기로 예정돼
있다.

로렌스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도 "IMF의 어떤 추가적인 지원도 개혁프로그램
이행사항을 철저히 점검한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라며 정부독점사업 예산
정책 통화정책 부실금융기관정리 등 4개분야에 대한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먼데일 미대통령특사가
수하르토 대통령에게 IMF와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경제회복에 필수적이란
뜻을 전달했으며 수하르토 대통령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개혁프로그램의 이행을 등한시함으로써 경제
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고, 이로인해 국제금융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외환보유고는 2월말 현재 1백63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25%나 줄어들었다.

반면 통화불안에 따라 2월한달 인플레율은 전년동월대비 31.7%에 달해
30년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처럼 IMF지원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경제가 악화일로를 보이는
이유는 IMF프로그램이행을 놓고 미국과 인도네시아가 갈등을 보이는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IMF프로그램불이행"을 지적하고 있는데 비해 인도네시아는 "IMF
프로그램의 불완전.비현실성"을 꼽고 있어 큰 시각차이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측은 IMF프로그램만으로 인도네시아경제위기 해소가 어렵다며
''IMF+''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IMF플러스란 ]]

"IMF플러스"란 용어가 국제금융가에서 부각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 프로그램만으로 부족하니 뭔가가 보태져야
한다는 얘기다.

처음 공식석상에서 사용한 사람은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대통령.

그는 지난 1일 국민협의회 총회에서 "IMF만으로 우리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며 "IMF+"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정환율제(통화위원회)도입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 미국의 스티브 행크 교수는 기자들에게 "IMF+"를 설명했다.

그는 존스홉킨스 대학의 교수로 루피아화안정을 위해 통화위원회를 도입
하도록 권고한 인물.

그는 ""IMF+"란 IMF의 개혁프로그램에 뭔가 독자적인 정책이 가미돼야
한다는 의미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통화위원회는 바로 "IMF+"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의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의 필요성에서 "IMF+"가 거론되기도 한다.

<박재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