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상태를 유지하면서 기업들이 기술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퇴직 기술자 "재활용"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가전업체인 월풀사가 최근 중국 등 해외공장의 기술관리 요원으로 정년
퇴직한 기술자들을 재고용해 파견하고 있는 것을 비롯, 통신업체인 GTE는
최근 7백25명의 퇴직자들을 아시아 중남미 유럽 등의 해외 공장에 내보냈거나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생활기기 제조업체인 벤튼 하버사도 "퇴직자 풀"제도를 도입, 지금까지
23명을 아시아 지역의 현지 공장에 파견했으며 식품회사인 퀘이커 오츠사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 5명의 정년퇴직자를 재발령했다.

미국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젊은 직원들이 근무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시아 등을 기피하고 있는데다 회사쪽에서도 퇴직자들을 활용하는
쪽이 인건비 측면에서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

이 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한 월풀사의 에드 던 인사담당 부사장은 "정규
직원을 해외에 내보내면 최소 3~5년의 주재기간을 보장해야 하는 반면
퇴직자들은 6개월 정도의 단기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다"며 이 제도의 장점을
설명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