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피셔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한미 경제통상 현안 전반에
관한 논의를 위해 5일 내한했다.

피셔 부대표의 방한은 올해 미국의 대한통상정책의 기조를 마련하기 위한
기초 자료 수집차 이루어진 것.

특히 그는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중 유일하게 지역담당인데다 워싱턴에서
소위 "실세"라는 점을 감안할때 피셔의 방한은 한국의 올해 대미교역규모
등과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피셔 부대표는 이날 오후 김태동 청와대경제수석을 만나 국제통화기금
(IMF)과 합의에 따른 한국의 경제개혁 추진상황 및 한미 경제.통상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그가 경제수석을 만난 것은 신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대미통상에 임하는
자세, 한국경제의 구조조정 현황과 향후계획 등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것.

피셔 부대표는 7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박정수 외교통상, 박태영 산업자원,
이규성 재경부장관 및 신임 농림, 보건복지부차관 등을 만나 한미 통상관계
전반에 관해 협의하고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이다.

피셔 부대표는 특히 최근 원화 평가절하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데 대한 미국 업계의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내 소비절약운동이 수입품에 대한 차별조치로 변질될 경우 통상
문제화 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피셔 부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슈퍼 301조에 따른 한미자동차
협상 재개일정 등에 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지적소유권 문제, 쌀시장 개방문제, 옥수수가루 등 기타 농산물
분야에서도 한국시장의 추가적인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피셔는 또 한국내에서 외래의약품에 대해서는 의료보험이 부분적으로만
인정되는 점을 지적, 의료보험 혜택대상 의약품의 범위를 넓히는 문제와
수입식품에 대한 식품공정코드를 완화하는 문제도 협의할 방침이다.

지난 1월 아시아.중남미.캐나다 담당 부대표로 임명된 피셔 부대표의 이번
방한은 일본 홍콩 중국등 아시아 4개국 순방의 일환이다.

<김선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