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은행 최초로 기업의 상호지급보증채무를 신용대출로 전환해
준다.

조흥은행은 5일 "오는 4월부터 신규상호지보가 금지되기 때문에 지급보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만기가 돌아올 경우 자금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신용대출로 전환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이르면 내달부터 이를 시행할 방침이다.

상호지보의 신용대출전환은 지난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의 구조조정
가속화를 위해 건의했던 사안으로 당시에는 정부와 금융계가 부실채권양산
등을 이유로 반대했었다.

조흥은행은 상호지보를 받은 기업을 자체신용평가를 기준으로 A,B,C,D,E 등
5등급으로 분류하고 신용도가 그나마 양호한 기업은 일괄적으로 상호지보를
신용대출로 전환해줄 예정이다.

조흥은행은 그러나 상호지보를 해소한 후 신용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특별약정을 체결, 담보보강을 요구하거나 계열사간 흡수
합병이나 증자를 권고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서도 상호
지보의 신용대출전환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이로인해 앞으로 기업들은
경영의 투명성을 꾀할 수 있는 동시에 구조조정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97년 4월말현재 30대그룹의 상호지보채무는 5대그룹의 10조8천억원을
포함해 모두 33조1천억원에 이른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