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유중인 투자자산을 처분하면서 발생한
차액을 경상이익으로 계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상적인 경영성과의 척도로 사용되는 경상이익이 과다하게
나타나면서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월말 결산법인들은 97년도 실적을 집계하면서
지난해 투자유가증권매각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익을 대부분 경상이익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로인해 이들 회사의 경상이익이 전년도보다 크게 늘어 투자자들에게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자회사 ATC를 매각했던 서통은 3백억원의 매각차익을 모두
경상이익에 포함시켰다.

이로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의 감소에도 경상이익은 2백17억원으로 지난
96년보다 2백11% 늘어났다.

나래이동통신 매각에서 3백7억원의 이익을 냈던 백광소재도 차익 전부를
영업외수입으로 잡았다.

이 회사는 매출이 30% 늘었으나 경상이익은 2백85억원으로 96년도
(2억8천만원)보다 무려 1만1천1백85% 늘어났다.

한화종합화학도 한화바스프우레탄지분(50%) 매각이익 4백50여억원을
경상이익에 반영시켰다.

이로인해 1백84억원의 경상이익과 1백1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흑자전환했다.

상장사들이 이처럼 투자자산처분이익을 경상이익에 포함시키는 것은
96년 3월 관련회계기준이 개정되면서 12월말법인의 경우 올해 처음
적용하기 때문이다.

개정기준은 투자자산의 처분에 따른 손익을 특별손익으로 처리토록했던
종전과 달리 영업외손익으로 처리토록하면서 "비경상적이고 비반복적이면서
금액이 거액일 경우"에만 특별손익으로 처리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거액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대부분 상장사들은 이를
경상이익에 포함시키고 있다.

증권감독원 관계자는 "투자자산처분이익이라고 하더라도 비반복적으로
일어나거나 금액이 클 경우 특별손익으로 처리해야 한다"면서
감사보고서를 철저하게 감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상이익이 많이 늘어나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알았으나 투자자산처분이익이 포함돼 낭패를 보았다"면서 앞으로
영업이익을 참고해야겠다고 말했다.

< 박주병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