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금융개혁의 삼두마차가 완성됐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전철환 한은총재가 금융정책
금융감독 통화관리를 각각 이끌게 됐다.

이 장관과 이 위원장은 모두 실무에 밝은 정통재무관료로 논리를 중시하며
두뇌회전이 빠르고 치밀하다.

또 강도높은 금융및 기업개혁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전 총재도 합리적인 개혁성향이라는 점에서 색깔이 다르지 않다.

우격다짐으로 하는 개혁이 아니라 감독권한을 통해 개혁을 추진하는 방식이
될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발등의 불로 떨어진 외환위기와 금융시장불안을 해소하는게 최우선
과제다.

그러나 정책의 초점은 금융산업을 구조조정한뒤 은행을 통해 기업체질을
개혁하는 것이다.

이는 새정부 출범후 김 대통령등 고위인사의 발언에서 확인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최근 "재벌문제는 앞으로 은행에 주로 맡길 작정"이라며
"은행이 돈 빌려주는 조건을 엄격히 하고 떼먹지 못하게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은행지배를 통해 기업개혁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볼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은행개혁에 직접 손을 댈것 같지는 않다.

이 위원장이 취임 인터뷰에서 부실금융기관이라도 인사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조기시정장치라는 제도를 통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한데서 이를
엿볼수 있다.

금융개혁의 강도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외환위기가 나타나기 전인 지난해초 이 위원장은 이미 "은행이 이자탕감이나
상환연장을 감당할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국가경제도 부실은행의
파산이나 정리를 감내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실종금사 폐쇄문제가 터졌을때 이헌재 위원장이 감독당국이 이 정도로
까지 방치한 것은 있을수 없다 는 반응을 보여 사전감독은 대폭 강화될
것임을 알수 있다.

금융을 통한 기업개혁은 재무구조개선협약에서 이미 실체를 드러냈다.

이 재경부장관은 6일 금융기관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도 구조개혁의 핵심
과제로 기업의 지배구조와 기업구조를 지목했다.

이헌재 위원장의 경우 그동안 언론기고를 통해 경영자단체의 주인찾아주기
주장을 밥그릇찾아먹기식 허구적 주장이라고 비판해 왔다.

또 우리경제의 고임금문제에 주목하던 기존 경제팀과는 달리 기본적으로는
최고경영진의 무능력과 무모함이라고 지적했었다.

이를 방조한 기업관료와 내부통제의 미비도 거론했다.

이 위원장은 한보사태때 거래한 기업에도 책임을 지우고 지원은 중소기업에
한해 최소화돼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새로운 경제팀은 이제 금융기관및 대기업들에 대해 논리와 법률을 들이대며
과감한 개혁을 밀어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당면한 금융위기와 정치불안속에서 이같은 정책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김성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