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서예의 대가 일중 김충현전이 17일~4월12일 예술의전당
서예관(580-1234)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서예의 새로운 지평을 연 대표작가의 예술세계를
집중조명하기위해 예술의 전당이 마련한 "현대작가 특선전"의 첫번째
전시회.

일중은 일제시대부터 80년대까지 독자적인 이념과 작품세계로 한국서단을
이끌어왔다.

그의 예술일생을 한눈에 살펴볼수 있도록 꾸며진 이번 전시회에는
총 1백63점의 한글및 한문작품이 선보인다.

일중은 1921년 한일합방이 되자 자결한 애국지사 김석진의 증손으로
태어났다.

충절과 절개를 지킨 가문의 영향을 받아 어린시절부터 신학문보다는
한학교육을 받은것이 서예가로 성장하게된 배경이 됐다.

9살때부터 영운 김용진 선생에게 본격적으로 서예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해방직후 국어교사로 재직하면서 한글의 중요성을 절감, 이때부터 한글서예와
서체개발에 평생을 바친다.

훈민정음 고판본체에 한문서예의 전법과 예법을 도입한 "고체"를 창안,
한글서예의 새로운 영역을 일구어낸게 그의 대표적인 업적.

한문서예에도 매진해 한예 안진경의 해서 행서 초서를 두루 섭렵했고
각 서체의 특징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행초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했다.

이번 전시회는 일중의 서예변천과정을 연대순으로 정리,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34~45년 한글에대한 관심과 우리글씨 쓰는법을 연구하던 시기 <>45~62년
국한혼용과 한글 옛글자 연구에 힘을 기울이던 축적및 개발기 <>62~69년
새로운 조형세계 개척기 <>69~80년 예서와 행초서의 융화기 <>81년~현재
까지의 원숙기등 그의 서예일생을 모두 다섯시기로 나누어 전시할 예정.

주요 전시작품은 "삼체육곡병"(40년대) "수모시" "정송강훈민가"(50년대)
"용비어천가" "도산가"(60년대) "월인천강지곡" "시엽산방팔영"(70년대)
"농가월령가" "홍경사비시"(80년대) "정치민안"(90년대) 등이다.

<백창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