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 < 한국군사학회 부회장 >

IMF 한파의 엄습으로 경제주체인 정부 기업 그리고 가계가 모두 불안과
긴장속에 있다.

그런데 우리의 군은 세계 5위인 67만명의 대병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8위인 1백50억달러의 국방비를 쓰고 있다.

여기에다 병력 1만명당 장성이 7명으로 세계최고 비율의 인력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국방예산의 82%가 관리 유지비로 소진되다 보니 최근의
IMF 사태와 더불어 전력증강비의 환차손 때문에 무기도입이 적지않은
차질을 빚고 있다.

군의 방위력 개선사업이 대폭 개선되지 않는다면 향후 10년내에도
실전전력의 대북우위 달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러므로 경제위기 극복은 대외적 안보위협이 없는 인도네시아 태국
또는 멕시코 브라질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서, 또한 생존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할 특수안보 환경하에서 군 전력증강 추진과
불가분한 사활이 걸린 당면과제인 것이다.

이제 군이라해서 정부의 조직구조 조정과 무관할 수 없으며 무풍지대로
현실안주할 수도 없을 것이니 국가자원 긴축기조에 맞춰 하루속히 저비용.
고효율의 전력구조로 거듭나야 한다.

GNP의 31%, 정부재정의 22%를 상회하는 국방비를 값지게 써야 한다.

첫째 문민통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비장성출신 각료임명, 국방본부 현역근무 배제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군정.군령 일원화에 의해 군의 전문화와 자율성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3군종의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병력수, 예산액 등 육.해.공군의 병력비율은 50대25대25로 조정돼야 할
것이다.

셋째 노동집약형 한국군의 후진적 조직구조를 기술집약형으로 선진화하는
한편 지상군 중심구조를 해.공군중심으로 개편하고 병력을 전체인구의
1% 수준으로 줄인 예산으로 무기체계를 획기적으로 고도기술화 함으로써
실전전력의 대북우위를 조기에 성취할 수 있다.

넷째 현재의 피라미드형 인력구조를 항아리형으로 고치되 후기동원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지상군 후방부대의 하부구조를 위관.하사관 및
전투예비군중심으로 골격 조직화하여 평시에는 감축조직을 유지하다
유사시 완전조직으로 동원 편성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도록 해야한다.

이러한 처방은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통수권자의 강력한 실천의지와 국민
공감대 형성의 기반위에 소수정예군으로 환골탈태하려는 군 스스로의
자주적인 개혁능력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