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철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IMF시대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유사 조직을
통폐합하거나 한계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젠 가장 강력한 구조조정 정책이라 할 수 있는 고용조정도 불가피하게
되었으며, 각종 인사제도의 정비도 시급해졌다.

IMF시대에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인사전략의 방향은 인건비 절감과
성과 중심 인사제도로의 개편일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기업들이 인사 측면에서 전개해 나가야 할 전략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인력의 무재고화전략이
불가피하다.

일반적으로 인력의 무재고화는 잉여인력 삭감, 신규인력 유입 및 근로시간
억제 등과 같은 수량적 조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러한 인력의 무재고화는 인력의 효율적인 운영과 정예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인력의 무재고화로 인한 근로의욕 저하와 노사간 갈등심화 등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인력의 무재고화 추진에 앞서,
기존인력의 적극적 활용이 우선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고용의 유연성을 확보하여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축소해야 한다.

즉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업무 특성에 따라 핵심인력과 주변인력으로
구분하여 고용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핵심인력에 대한 일괄및 정규채용은 억제하고 필요한 인력은 재배치
등에 의하여 충원하며, 재배치에 의해서도 충원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외주화(outsourcing)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인력은 시간제 근로자를 활용하거나 파견 근로자를 적극
활용한다.

내달에 근로자 파견법이 입법화되면,올 상반기 중에는 일부 전문직종및
기술직종에 한하여 파견 근로자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비용절감 차원에서 교육훈련은 경영성과 향상에 직결되는 교육만
남기고, 기업 경영상 불필요한 교육은 과감히 철폐하여야 하며, 근무 형태는
업무 장소및 시간에 유연성을 줄 수 있는 원격 근무제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기업교육이 학교교육과 같이 학문적 지식의 탐색이나 축적이
아니며, 구성원의 능력향상을 통하여 경영성과에 직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원격근무제를 도입해야 하는 것은 근무자를 위한 통신비용의
추가지출보다 사무실 상주인원 감소로 인한 부동산관련 비용및 기타
부대비용(안전비용등) 감소분이 더 크기 때문이다.

넷째 성과주의형 임금제도를 도입하여 임금을 차별화해야 한다.

즉 생산성이 높은 조직 구성원에 대해서는 과감히 높은 임금을 주고,
그렇지못한 자에 대해서는 임금 수준을 낮추는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계량적인 평가가 가능한 업무나 직종에 대해서는 연봉제를
실시해야 한다.

계량적인 평가가 곤란한 직무나 직종의 조직구성원에 대해서는 역할의
난이도(역할급), 직무의 난이도(직무급)및 달성도(실적급)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능력급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무와 직종별로 임금 형태를 구분하여 실시하면 평가의 객관성을 확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적자원의 퇴출을 보다 유연화할 수 있는 퇴직준비
생활설계교육(Pre-Retirement Education and Life Planning)의 도입이
요구된다.

퇴직준비 생활설계교육 프로그램에는 퇴직자의 건강과 퇴직후의 경제문제
등에 대해 상담하는 상담프로그램과 창업정보, 재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제공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은 조직구성원의 비자발적인 퇴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어 미국과 일본의 여러 기업에서
실시하고 있다.

IMF체제 가동으로 당장은 감원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게 되었으나,
중장기적으로 기업들은 인적자원 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은 인적자원 확보와 유지가 관건이므로, 기업은 구성원의
질향상에 초점을 두고 철저한 전문적 경력관리를 통해 기업의 기술축적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도 기업이 요구하는 전문적 능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IMF시대, 정보화시대, 무한 경쟁시대에 조직 구성원은 전문성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능력 계발과 경력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