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9일 주양자 보건복지부장관의 불법투기 의혹이 짙은 위장편입
사실이 속속 드러나자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되면서
그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민련 관계자는 이날 오전 마포당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당수뇌부들이
주장관 문제로 인해 가뜩이나 총리서리 시비로 정치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김종필 명예총재에게 부담감을 넘겨줄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물론 주장관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측에도 해명할 것은 이미 다 했다"며
장관직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 분위기는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주장관 일가의 위장전입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데다 청와대가 비리
조사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이상 버티는 것은 힘든 것 아니냐"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

박태준 총재도 "이미 내손을 떠났다"며 주장관 거취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지자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주장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장관이 용퇴를 결심했을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자리는 당분간
공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관임명은 국무총리의 재청이 있어야 하는데 여야간의 최대 쟁점인
김종필 총리서리 인준문제가 빠른 시일내에 타결될 조짐이 없기 때문이다.

<김형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