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날벼락같이 찾아온 재경원이 이젠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말도
많았고 일도 많았습니다. 이제 공룡은 사라졌습니다"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차관이 9일 이임식에서 읽은 ''재경원과 함께 떠납니다''
라는 이임사가 직원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강 전차관은 "청운의 뜻을 품고 경주세무서에서부터 시작한 27년4개월
공직생활동안 새가슴이 되어 살아온 것 같다"며 "영광보다는 오욕이, 자랑
보다는 부끄러운 일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강 전차관은 "30년 숙제인 중앙은행법을 개정하고 경상수지적자를 96년
2백47억달러에서 88억달러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IMF 늪으로
사라져 무의미해졌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IMF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보면 외부의 자극이 없이는 새로운
발전의 동인이 없었다"며 "축복인지 저주인지, 산타클로스인지 마귀인지는
여러분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성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