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만화영화는 1908년 프랑스의 에밀 콜이 만든 "팡타스마고리",
첫 유성만화영화는 1928년 월트 디즈니가 내놓은 "증기기선 윌리", 첫장편은
1937년 역시 디즈니가 제작한 "백설공주"다.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은 90년대에 들어서도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라이온킹" 등을 내놔 세계의 만화영화팬을 사로잡고 있다.

월트 디즈니 만화영화가 만들어낸 캐릭터중 가장 대표적인 미키 마우스의
자산가치는 54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1조원정도로 추정되는 국내 캐릭터시장의 90%가량이 미키마우스를 비롯한
외국 캐릭터에 의해 점유돼 있다는 통계도 있다.

국내 만화영화와 캐릭터시장을 차지하는 것은 비단 월트 디즈니에 그치지
않는다.

30~40대에 익숙한 "우주소년 아톰"(데즈카 오사무)을 비롯 "마징가Z"
"은하철도 999" 등은 모두 일본작품이다.

현재 TV에서 방영되는 만화영화도 절반이상이 일본것이다.

만화영화는 자라나는 세대의 정서와 사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화면속 세계는 그것을 바라보는 어린이들의 의식과 무의식을 함께 지배한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만화영화는 한가지 캐릭터로 보통 1백종 이상의
관련상품을 만들어 낸다.

정부가 추진한 세계 캐릭터시장 규모는 70조원.

애니메이션산업이 21세기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각광받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과 캐릭터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삼성에버랜드가 킹코와 콜비 둘리등의 캐릭터로 만든 상품을 수출하는가
하면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KIDP)과 전남장성군이 의적 홍길동의 캐릭터를
개발, 사업계획설명회를 갖고 미국과 일본이 지배하는 캐릭터시장을
두드린다는 얘기다.

문화관광부 또한 애니메이션산업을 벤처산업으로 삼아 금융및 세제상의
혜택을 주고 공중파TV의 국산만화영화 의무방영 비율을 6.4%에서 25%로
올리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우리 어린이는 물론 세계의 어린이들이 우리 만화를 보며 성장하고,
그 결과 미키마우스나 헬로키티 이상으로 한국산 캐릭터 가방과 학용품을
갖고 싶어하는 때가 오기를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