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산업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어 자동차산업 전체에 위기감을
안겨주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판매부진에 따른 일감부족으로 이날 현재
부도를 내고 쓰러진 1차 협력업체는 모두 98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3차 협력업체의 부도는 수백개사에 달해 모기업들이 현황파악을 아예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업체별로는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만 이날 현재
47개사가 부도를 내고 쓰러졌다.

현대자동차도 1차 협력업체 3백75개사 가운데 22개사가 부도를 내고 쓰러져
현대측이 긴급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들도 8개사가 부도를 냈다.

쌍용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 중에서도 4개사가 이미 도산했다.

특히 부도난 협력업체 가운데는 엔진기어, 브레이크, 트랜스미션 등
자동차용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아 경우에 따라서는 완성차
업체들의 라인가동이 줄줄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몽규 한국자동차공업협회회장(현대자동차 회장)은 "이런 식으로 가면
당장 이달내에 완성차업체들이 부품을 구하지 못해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
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며 정부당국이 획기적인 자동차 내수진작책
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자동차공업협회는 최근 내놓은 "자동차산업 침체 파급영향 및 대응
방안"이란 보고서에서 완성차업계의 매출 감소로 자동차 부품업계의 매출이
올해 3조원 이상 감소하게 되며 관련산업 인력 11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