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덕)신항만 건설이 모래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1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착공한 부산신항만은 이미 공정이
상당부분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항만축조에 필수적인 모래가 달려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2백26만평의 부지에 방파제 1.49km, 안벽 7.8km에 달하는 부산신항만
축조에 필요한 모래량은 어림잡아도 4천여만입방m이상으로 5t트럭으로
1천3백만대 분량이다.

신항만공사 관계자들은 항만매립을 위해 준설토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준설토는 진흙성분과 물이 반반씩 섞인 연약질 토양이기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한 상태다.

이에따라 대처방안으로 낙동강하류의 모래를 채취하거나 목포 신안앞바다의
모래를 운반하는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철새도래지인 낙동강하류의 모래를 퍼낼 경우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반대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또 목포 앞바다에서 모래를 운송해 오면 고비용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지방자치단체들과의 골재채취 협의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특히 이같은 모래부족 현상은 비단 부산신항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전국의 해안을 따라 2011년까지 9개의 신항만이 동시다발적으로 건설돼
절대적인 물량부족으로 인한 모래걱정은 단시일내에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장유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