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전 처녀항해 도중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

이 배의 실질적 소유자 J.P모건이 출항 직전 승선을 돌연 취소한 이유는
뭘까.

선장은 왜 거듭되는 빙산경고를 무시하고 유빙지대로 돌진했나.

영화 "타이타닉"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타이타닉호 침몰의 배후를
추적한 책이 출간돼 관심을 끈다.

"타이타닉의 수수께끼"(로빈 가디너, 단 반 데어 바트 공저 안인희외2인역
전2권 황금가지)가 그것.

승객과 승무원 2천2백여명중 7백여명만 살아남은 대참사에는 처음부터
수많은 수수께끼들이 얽혀있었다.

저자들은 이같은 비밀을 과학적으로 파헤치면서 새로운 의문들을 제기한다.

타이타닉호 침몰 직후 미국.영국 청문회와 뉴욕타임스 등 언론에서 거론한
문제들을 집중추적한 것.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타이타닉호"가 사고를 입은 쌍둥이배 "올림픽호"
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올림픽호는 해군 순양함과 충돌한뒤 심각한 손상을
입어 산더미같은 수리비용만 떠안은채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운항률을 1백%로 늘려도 갚을수 없는 손실이었다.

올림픽호를 타이타닉호로 위장출항시킨후 침몰을 방치했다는 소문이
들끓었다.

더구나 타이타닉호 뱃머리에서 발견된 커다란 구멍이 올림픽호와 군함의
충돌때 생긴 구멍자리와 일치했다는 주장이 나와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어쨌든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지나친 경쟁을 금지하는 반독점법이
제정됐고 영국에서는 승객수만큼의 구명보트 구비를 의무화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