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대책조정회의는 새정부의 정책기조를 결정
하는 첫번째 회의라는 중요성 때문에 참석자들 모두 시종 진지한 표정으로
회의에 임했다.

김대중대통령은 단순보고로 끝났던 과거의 경제관계장관회의와 달리 철저한
토론방식으로 회의를 유도했고 참석자들도 이에 부응 각자의 경제관을 소신
있게 피력했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참석자의 의견을 골고루 듣기 위해 발언 시간 등을 교통
정리하는가 하면 때때로 강조점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기도.

청와대 의전실은 당초 이날 회의를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15분동안
으로 잡았으나 낮 12시 40분에야 회의가 끝났다.

의전실 관계자는 "회의는 새정부의 장관들의 정책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얘기하면 이에 대해 경제고문이나 수석비서관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형태로
이뤄졌다"고 전언.

<>.김대통령은 회의에서 "우리경제가 파탄을 모면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국가신인도가 다시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

또 "정부는 민생문제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며 생활물가 등을 안정시킬
것을 주문.

회의에서는 실업대책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는데 이기호 노동부장관이 실업
전망과 대책보완방향을, 강 수석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노력할 과제를
특별보고.

참석자들은 실업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예산이 상반기에 조기집행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상반기 예산편성비율을 현재 50%에서 60%
정도로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

<>.유종근 대통령 경제고문과 안충영 중앙대 국제대학원장은 장관들과
수석들 사이에 자리가 배치됐다.

김대통령의 좌우에 재경부 산업자원부 장관이 앉았고 김종필 총리서리
좌우에는 노동부장관과 예산위원장이 앉았다고 의전관계자는 설명.

한편 그동안 경제장관회의때도 참석했던 외교통상부는 이번 회의참석때
빠진 것이 이해가 안된다며 서운해 하는 눈치.

<김수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