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충격으로 내수가 큰폭으로 감소하고 수출도 원자재난
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해 국내 산업기반의 붕괴가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IMF사태이후 업종별 동향 보고서"를 통해 "국내
산업은 IMF 충격후 매출부진과 고금리의 2중고로 기업부도와 생산중단이
속출하면서 60년대 이래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수출과 무역흑자가 늘고 있으나 이는 수출경쟁력 회복
보다는 17억달러의 금수출과 20%의 수입격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고금리와 신용경색으로 흑자도산이 급증하고 있으며 기업의 신규투자
억제와 설비매각으로 실물경제의 기반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고환율 고금리가 우리산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현재와
같은 산업위축 상황이 수개월간 계속될 경우 특단의 조치가 없는한 우리
경제의 회생은 비관적"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보고서가 밝힌 업종별 최근 동향.

<> 자동차 =올해 1~2월중 내수는 작년 동기보다 53%나 감소해 사상 최악의
상황.

수출가격 경쟁력 향상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1% 증가에 머무름.

이에따라 생산량이 작년 대비 27%나 줄었고 잦은 조업중단으로 공장가동률
이 30~40%에 그쳤다.

<> 가전 =내수는 2월까지 전년동기대비 30%이상 감소.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 20% 줄어든 것으로 추정.

원자재 수입가폭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가전3사의 5천여개 대리점중
2백여곳이 폐쇄되는 등 유통체계 혼란 조짐.

<> 정보통신 =이동통신 신규 가입자의 둔화와 해지자 속출로 시장이
위축된데다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채산성도 악화.

이에따라 정보통신 분야에 집중돼 있는 중소 벤처기업의 경영난 심각.

<> 반도체 =일시적인 가격경쟁력 향상과 64메가D램 등 고가품 비중 증가로
올들어 2월까지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11.6% 증가.

그러나 16메가의 가격이 최근 3달러를 밑도는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업체의 자금난으로 차세대 제품개발을 위한 투자를 줄여 경쟁력 상실위기.

<> 조선 =최근 3개월간의 수주량이 전년 동기의 30% 수준에 불과.

수주단가도 크게 하락해 업계의 채산성 악화.

한라중공업 대동조선 등 조선업계의 부도로 조선기자재 업계도 부도위기
직면.

<> 철강 =1~2월중 생산은 작년 연평균에 비해 25% 감소했고 공장 가동률도
70~80% 수준에 그침.

한보철강 삼미특수강 기아특수강 등 대형업체에 이어 부도사태가 중소업체
로 확산되는 추세.

<> 석유화학 =올들어 유화제품의 내수는 작년 동기보다 20~30% 감소하고
수출은 3% 증가하는데 그쳐 재고가 30%정도 증가.

<유병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