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외국인 투자여건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한 외국기업인들의
불만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UN투자개발회의(UNCTAD)와 투자환경개선을
위한 공동연구를 벌이는 등 제도개선 작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11일 전경련이 주최한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초청 한국경제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은 우리나라가 문화 행정 법률 관행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하기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악화되고 있는 국민감정에 대한 개선 건의가 많았다.

GHR코리아의 로스 디어터씨는 "주유소에서 외제차를 푸대접하고 초등학교
에서 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루슨트테크놀로지의 유지일 전무는 "외국기업에 대한 한국인들의 적대적
감정이 외제상품에 대한 배격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전경련이 이의 시정을
위한 캠페인을 벌일 것을 촉구했다.

이같은 환경에서는 고금리도 투자유인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캐나다 ABC텔레콤의 테리 투아르스키 이사는 "입.출금할 때마다 수수료를
물고 이자에서도 소득세를 떼인다"며 "여기다 환리스크까지 투자자가
책임져야 한다면 아무리 고금리라도 달러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
했다.

전경련은 지난 5일 일본경제인 초청 한국경제설명회에 이어 이날 행사
에서도 외국기업인들의 제도개선 주문이 폭주함에 따라 당초 이달말께
완료키로 했던 "외국인 투자애로 백서" 발간 작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또 UNCTAD와의 투자개선공동연구를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는 동시에 정부와
외국인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캠페인을 벌이는 작업도 강구키로 했다.

전경련 손병두 상근부회장은 "규제개혁과 국민의식 전환이 동시에 진행돼야
외자 유치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투자환경개선 프로젝트
를 연중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