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리는 대림통상 주주총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개인소액주주의
경영쿠데타"가 성공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12일 저녁까지 파악된 상황에서는 경영진측이 다소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총을 하루 앞둔 12일 현재 이재우 회장 등 대림통상 경영진측은 40%
가까운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이회장측이 내세우는 확보지분은 본인과 가족 우리사주조합 등이 갖고
있는 17.3%와 자신들의 우호세력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기관투자가 및
주요주주 지분 20%다.

이에 맞서는 백광훈씨측도 40% 안팎의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내세운다.

백씨측은 지난 11일 오전까지 위임장을 받은 지분이 32.19%에 달하고
주총장에서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통지해온 우호지분도 5.79%라고
밝혔다.

주총전까지 적어도 40%의 우호지분 확보가 가능하다는게 백씨측의
주장이다.

경영자측은 지난해 순익이 40.1% 증가하는 등 견실한 성장을 기록,
경영권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경영권을 차지할 경우 기업가치를 오히려 하락시킬
것이라며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

반면 백씨는 지난해 매출채권(53%)과 재고자산(15%)이 급증,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됐다며 주주들에게 경영권 교체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분쟁은 법정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대림통상측이 지난 10일 백씨를 상대로 울산지법에 "의결권 대리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대림통상은 고발장에서 백씨측이 주총일이 임박해 주주권유에 나선데다
우호세력들과 짜고 주식을 매집했으면서도 공동보유자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백씨측은 경영권 방어가 사실상 어려워진 경영진측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주주들을 오도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날 백씨측은 이회장의 유임조건을 전제로 대표이사 사장직과 과반수의
이사자리를 요구하고 감사선임권을 양보하는 타협안을 경영진측에
제시했다.

그러나 경영진측은 백씨측의 제의를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회사측은 경영권방어를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들의 경영권장악 시도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백씨 등이 자신들의 주장처럼 실제 40%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13일의 주총에서 경영진이 바뀌는 사태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