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로는 Pindapata이며 걸식 또는 걸행으로도 번역된다.
수행자는 탁발을 통해 아집과 교만을 버리고 분노와 슬픔을 자제하며 적은
것에 만족하는 법을 배운다.
조계종이 부처님 열반일인 13일부터 6일동안 "제2회 한민족 공동체를 위한
자비의 탁발"을 실시한다고 한다.
승려의 탁발은 이를 생계수단으로 삼는 사이비승려의 폐해때문에
1962년부터 금지됐었다.
이번 행사는 조계종이 승가의 청정한 수행전통을 되살리고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마련한 대규모 거리탁발이다.
이에 따라 송월주 총무원장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 대표와 학인들은 13일
오후2시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탁발의 날" 선포식을 갖고 종로2가
일대에서 탁발을 벌인다.
지방에서는 전국교구 본사와 주요 사찰을 중심으로 18일까지 계속하고
모금된 돈은 IMF 실직자 돕기등에 쓴다는 소식이다.
대량 실업시대를 맞아 종교계의 이웃 돌보기가 활발해지고 있다.
구세군이 다일사(다시 일어서는 사람들)라는 실직자쉼터를 개설하고,
명동성당은 홈리스쉼터를 만들어 점심(1천원)을 제공하겠다는 구빈계획을
발표했다.
영락교회도 쁘렝땅백화점 옆 시민공원을 사용하게 해주면 매일 4백명분의
점심을 내놓겠다고 제의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산하 소비자보호위원회는 서울 역삼동 총지사에
오뚜기모임터, 불교단체 "맑고 향기롭게"는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쉼터를 열었다.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작지 않은 규모를 자랑하는 종교기관들이 힘겨운 세월속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세상은 한결 견딜만한 것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만과 욕심을 버리는 일이 탁발에 나서는 수행자에게만 필요한 덕목은
아닐 것이다.
IMF관리체제라는 특수한 상황 아래 직장을 잃고 방황하거나 빚때문에
거리로 내쫓긴 이들을 위해 종교계가 더욱 많은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