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 및 관계사 등으로부터 주로
빌린 후순위차입금의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13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로 20개 증권회사가 모두
1조8천5백20억원의 후순위차입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5%인 1조2천억원은 IMF 체제이후 집중적으로 발행된 후순위
채권이며 나머지 35%는 차입형태로 조달한 자금이다.

증권사별로는 후순위차입금이 3천9백30억원으로 가장 많은 현대증권을
비롯해 대우증권 LG증권 SK증권 등 4개사가 2천억원이상의 후순위차입금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원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증시상황에 의해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자금 수혈을 위해 주로 계열회사나 관계사들을 대상으로 후순위 차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유동성이 양호한 증권사들도 증감원의
자기자본관리제도 기준(속칭 증권사판 BIS 기준)을 맞추기 위해 후순위
채권을 대거 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증권업계에서는 증감원이 자기자본관리제도의 실행시기가
당초 99년4월에서 내년 하반기중으로 앞당길 방침을 세우고 있어
증권회사들의 후순위차입이 급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후순위차입금은 채권자의 권리행사가 많이 제한되는 빚으로 증권사
입장에선 자기자본으로 생각해도 될만큼 안정적인 고정부채다.

증권사들의 경우 후순위채권을 발행할때 일반회사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0.2%포인트에서 최고 1%포인트의 가산금리가 형성됐다.

< 양홍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