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내부에서 조각 등 새정부의 인사에 강한 불만이 터져나오는 등
"국민회의.자민련 공동정부"에 대한 반발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의 진원지는 개혁 성향을 가진 국민회의 소장파 의원들과
당내 경제통들.

새정부의 개혁의지를 가늠하는 시험 무대격인 장관급 인사에서부터
보수적인 인사가 대거 발탁된데다 경제문제를 해결할만한 참신한 인물도
찾아볼 수 없다는게 이들의 불만이다.

당의 한 핵심 경제통은 13일 "새정부의 최대 과제이자 현안은 경제위기
극복인데 경제관료가 모두 자민련 몫으로 돌아가 과거 정권에서 관치금융을
주도했던 인사들까지 요직에 앉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술 더 떠 "과연 이런 인사들이 국민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노골적인 반감을 토로했다.

정권창출의 주역을 담당했지만 당내 개혁세력들은 여전히 "찬밥"신세라는
것이다.

국민회의에서 개혁적 성향이 강한 재야출신 의원들의 모임인 "열린정치
포럼"이 13일 개최한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초청 간담회"에서도 이런 기류가
감지됐다.

심재권 강동을 지구당위원장은 "새정부가 기득권세력을 너무 겁내는 것
같다. 선거결과 확인된 국민의 개혁의지를 감안하면 과감한 내각인선이
가능했는데 경제 외교 통일분야 등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당 정책위와 청와대 수석비서진과의 파열음도 나오고 있다.

당내 주요 정책 담당자가 최근 "새정부 최대치욕은 과거인사를 요직에
등용한 것"이라며 특정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도부에서는 이런 당내 움직임이 행정부와의 마찰은 물론 당내분열의
씨앗이 되지 않을 지 우려하고 있다.

조총재권한대행은 열린정치포럼 모임에서 "우리는 대중보다 한걸음만
앞서가야 한다. 내각인선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중요한 것은 대통령과 당이 개혁마인드를 잃지 않는 것이다. 기다리면
언젠가는 뜻을 펼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이해를 구했다.

당내 개혁세력들은 그러나 조대행의 말처럼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비서진과 행정부가 경제대책조정회의 등을 통해 정책입안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김남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