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들은 국내은행들이 눈덩이적자를 낸 지난 한햇동안 1조원에
가까운 순익을 내 사상최대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53개 외국계은행중 3월말 결산인 일본계 및
인도계은행을 뺀 39개 은행이 지난 97년 총 9천3백4억8천만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3천1백30억8천만원)보다 무려 1백97.2% 증가한 것.

은감원은 지난해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크게 올라 외환매매익과
파생금융상품 평가익 등 비이자부문 이익이 급증한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했다.

외국은행들은 특히 파생금융상품에서 자본금 및 보유 원화자산의 헤지를
위해 선물환 매입을 크게 늘림으로써 평가익 규모가 96년 8백22억6천만원
에서 지난해 9천8백49억7천만원으로 10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외환매매익도 6백87억3천만원에서 2천2백6억6천만원으로 2백21.1% 불어났다.

은행별로는 시티은행이 2천8백98억3천만원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다음으로 BOA(9백92억1천만원), 뱅커스트러스트(8백48억5천만원),
체이스맨해튼(7백35억5천만원) 등 미국계 은행들이 호황을 누렸다.

39개 은행중 적자를 기록한 곳은 지난해 설치된 크레디트스위스
(4백62억5천만원)와 중국공상은행(2억5천만원) 등 2곳뿐이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