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통신수단으로 지난 수십년동안 애용돼 왔던 전보가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다.

전화와 팩시밀리 등 후속 통신수단에 밀려 이용자들로부터 점차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에 따르면 국내 전보이용건수는 지난 95년까지 꾸준히 늘었으나
96년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1천5백8만4천건으로 전년보다
2백50만8천건(14.3%)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화 팩시밀리등이 일반화되면서 전보가 연말연시 입학.졸업시즌
인사철의 축전정도로 이용범위가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읍단위이하 지역은 우체국직원이 전보를 배달하게 돼있어 심한 경우
수신자에게 전달되기까지 2~3일이 소요되는 것도 인기가 떨어지게된 원인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독점사업자인 한국통신은 전보의 공익성으로 인해 사업을 폐지할수 없는
형편에서 기본요금이 지난 81년부터 건당 5백원으로 묶여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통은 3천3백원의 추가요금을 받고 전화국 직원이 전보를 신청당일에
전해주는 특별배달신청제, 6천6백원의 요금을 추가로 받는 공휴일배달제,
전국화원과 연계한 꽃배달전보 등을 도입,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보 1건당 원가는 4천원선인 반면 평균수입은 2천원선에 머물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 전보사업 적자규모가 4백27억원에 이르렀다고 한통측은
밝혔다.

한통은 정보통신부에 우체국이 전보사업을 인수해 가거나 사업폐지를 요청
하고 있으나 어느 것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

< 문희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