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시장을 놓고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업체
노바티스와 국내업체간에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장기이식수술 환자들이 사용하는 사이클로스포린의 국내시장은 그동안
이 약의 최초개발업체인 노바티스가 독점해왔다.

그러나 지난 95년 한미약품이 제조기법특허를 획득하고 미시판물질특허
보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풀리면서 시장판도가 재편되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한미 제품의 해외판권인수및 마이크로에멀젼 특허
기술구입명목으로 6천3백만달러, 국내판권 인수명목으로 국내매출액의
15%를 향후 20년간 한미에 지급키로 계약을 체결, 한미가 사이클로스포린
시장에서 손을 떼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종근당이 지난해부터 새로운 마이크로에멀젼 제조기법으로
노바티스와 약효가 비슷한 "사이폴-엔"을 생산하면서 노바티스의 독점
판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종근당은 이제품의 약효(생물학적 이용률)가 노바티스 제품과 동등할
뿐만 아니라 캅셀당 의료보험가격이 4천7백원으로 노바티스제품보다 20%
가량 싸다며 시장잠식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원료부터 국내에서 합성한 1백%국산이라며 IMF상황으로 유도된
국산약품 애용바람에 호소하는 마케팅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사이클로스포린 시장에서 노바티스는 2백30억원, 종근당은
1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나아가 종근당은 올해 매출목표를 70억원이상으로 4배가량 늘려잡고 있다.

반면 완제수입품을 판매해왔던 노바티스는 환율폭등으로 원화도입가격이
배로 늘고 당국의 물가억제정책과 경쟁제품의 출현등으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사이클로스포린의 제조기법에 대한 미국및 한국특허를 획득한
유한양행, 또다른 제법특허를 출원한 보령제약, 원료및 완제품 제조기법을
미국서 들여온 한국유나이트제약 등이 최근 양산 또는 제조기술수출을
준비중이다.

이에 따라 사이클로스포린 시장은 노바티스의 수성과 종근당을 비롯한
국내 후발업체의 참여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사이클로스포린은 장기이식수술 환자가 평생 복용하는 약으로 최근
이식수술환자가 늘면서 시장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약값은 한사람이 1년간 복용할경우 평균 6백만원대에 달해 제약회사에
고수익을 안겨준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