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박태준 총재가 포철인사를 사실상 매듭지은데 이어 본격적인 경제
행보를 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박총재는 16일 "기업 대부분의 재산이 토지인 상황에서 기업으로서 가장
쉽게 자본을 마련하는 방법은 부동산 매각인만큼 부동산 거래허가 완화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총재는 이날 마포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이 인수.합병(M&A)
이나 빅딜 등 어떤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해도 자본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총재는 이어 "조만간 재계 및 금융권 인사들과 만나 경제개혁 방안 및
회생 방안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라며 지난 13일 청와대 회동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당부한 경제개혁조정자로서의 역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박총재는 이날 또 사회전반의 이완된 분위기를 지적하면서 골프해금
조치에도 우려를 표했다.

박총재는 "지금 우리는 과거 영국과 멕시코처럼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극복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박총재가 골프문제를 새삼스럽게 언급한 것은 최근 김종필 명예총재의
공직자 조건부 골프해금 발언이 있은 이후 일부 공직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골프장으로 달려가는 사태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형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