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IMF시대''라는 전대미문의 국난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업들은 경기 위축으로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어 사상최대의 위기라고
아우성이다.

공공기관이건 민간기업이건,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할 것 없이 투자
규모를 줄이고, 비용지출을 최대한 삼가고, 인력 규모도 축소하려는 움직임
으로 분주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반대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한 생활용품 업체는 경쟁 기업들이 모두 광고지출을 대폭 삭감하는 와중에
오히려 광고 비용을 늘이는 엉뚱한 모험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경쟁업체들이 대중에서 멀어진 시점에 자사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고, 곧바로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또 다른 기업을 예로 들어보자.

요즘은 기업들이 일제히 인력규모를 축소하고 있어 대졸자들의 취업문은
가히 바늘구멍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런 때에 한 보험회사는 신규인원 채용 폭을 크게 늘여 평소에 아쉬워하던
우수한 신입사원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면, 이 사례들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어려운 시기라고 해서 고슴도치처럼 잔뜩 웅크리는 것만이 살 길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정면으로 부딪히는 역발상식
대책이 오히려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국가와 기업의 정보화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국가 정보화는 21세기 기술선진국이 되기 위한 필수요소이자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기반구축의 과정이며 국가경쟁력을 결정짖는 기틀이다.

기업의 전산투자는 같은 제품도 더 짧은 시간에, 더 적은 인력으로, 더
적은 비용을 들여, 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감한 전산투자야말로 생산성 향상과 높은 이익을 보장해 주는 지름길이다.

더군다나 정보화는 단순히 투자가 아니라 자산을 확보하는 일이기에 포기
하거나 늦춰서는 안된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기술전쟁에 시대.

모두가 뛰고 있고, 심지어 하늘을 나는 법을 궁리하고 있을 때 우리가
멈추면 그 격차는 걷잡을 수 없어 벌어질 것이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비효율을 개선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내실을 다져야
할 때이다.

이러한 노력은 먹구름이 걷히고 다가올 새로운 도약의 시기에 반드시
진가를 발휘하리라 믿는다.

지금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역발상의 도전 정신을 발휘할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