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진출해있는 국내은행들이 여유자금을 한국은행 차입금을 갚는데
쓰지않고 미국등지에 저리로 운용하는 기현상이 생기고 있다.

16일 일본도쿄 은행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업들이 환리스크를 의식,
외화예금를 늘린 덕분에 국내은행 도쿄지점들은 달러가 남아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은행들은 남는 자금(아이들머니)을 연15%의 금리로 차입한
한은자금을 상환하기는 커녕 뉴욕등지의 콜시장에 오버나잇(하루짜리자금)
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금리는 연6-7%로 한은차입금 금리와 비교하면 절반가량 낮은 수준이다.

조달과 운용사이에 역마진을 감수하고있는 셈이다.

도쿄의 국내은행관계자는 "차입금을 상환한 후 다시 달러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오면 한은에서 빌리는 것도 힘들지만 연21%수준의 벌칙성 금리를
물게돼있다"며 "이같은 금리부담을 피하기위해 은행들이 역마진도 감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도쿄현지에 진출해있는 국내 대형은행들은 올들어 지난2월말까지
만도 은행당 수억엔(수십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은행 관계자들은 "한은이 융통성을 발휘해 잉여자금을 흡수하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국부가 크게 유출될 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