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헤지펀드들이 1999년 12월 31일 자정을 노리고 있다"

99년12월 마지막날은 전세계 헤지펀드들의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

근착 파이낸셜 타임스는 "밀레니엄 버그"가 금융시장에서 일으킬
시나리오를 그려 제시했다.

상황은 이렇다.

2000이란 숫자를 해독하지 못하는 컴퓨터는 2000년 1월1일이 시작되자마자
일제히 고장을 일으킨다.

자연히 첨단 컴퓨터로 작동되는 뉴욕증권거래소를 비롯한 전세계 증시의
전산시스템이 동시에 다운된다.

주가폭락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뉴욕월가에선 99년12월31일 하룻동안 나올 팔자매물이 무려 50억달러어치에
이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뿐만 아니다.

금융기관의 온라인 시스템을 비롯, 모든 결제체제의 기능이 상실된다.

고객이 맡긴 돈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기업에 대출해준 자금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당연히 금리는 폭등한다.

이같은 시나리오는 전세계를 무대로 뛰는 헤지펀드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호기가 될 수 있다.

금융전문가들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99년 9월께 들어서면 서서히 움직임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을 사고 팔거나 환투기를 일삼으며 각국의 금융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이
크다.

모건 스탠리의 한 투자분석가는 "밀레니엄버그로 인한 금융시장의 피해액이
얼마에 달할 것인지 예측조차 하기 어렵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2000년1월1일 하루만이라도 휴일로 정해 헤지펀드들의 움직임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종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