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브랜드의 신발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대량 수출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동남아의 40여개 공장에서 스포츠웨어와 신발을 생산해 전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미국의 스포츠용품 메이커로서 단 한 개도 그들이
투자하거나 소유하고 있는 공장은 없다.

나이키 본사는 제품의 기본설계와 마케팅부문만 특화해 담당하면서도
반년에 40%이상의 모델이 바뀌는 패션제품을 저스트인 타임으로 생산해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나이키는 종래 갖고 있던 연구개발 기획 설계 제조 영업 서비스의 각
부문을 해체하고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의 힘을 이용, 다시 조합하는
"디스인티그레이션(Disintegration)"의 과정을 실천한 것이다.

디지털 네트워크시대를 전제로 생각할때,종래의 방식의 업무나 회사조직,
본사 기능의 연장선상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짊어질 기업상은 생각할수 없는
것이다.

현재 노트북PC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은 미국의 컴팩.HP, 일본의 NEC.후지쓰.
도시바 등이지만, 이 가운데 자기가 개발하고 자기가 만드는 기업은 오직
도시바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대만에 개발과 제조.생산까지 맡기고 오직
자기의 상표를 붙여 자기 영업망에 투입하고 있다.

흔히 기업형태를 논할때 성게형과 해파리형으로 나눈다.

성게형은 성게의 모양이 암시하듯 외부와 담을 쌓고 모든 것을 자기 혼자
추진하는 기업을 말한다.

그러니까 계열을 만들어 소재에서 반제품을 거쳐 완제품에 이르는 전
프로세스가 외부와 관련없이 추진되어 대단히 효율이 있어 보이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5,6년전 IBM이 적자로 전락했을때 전문가들은 모든 프로세스를 내부에서만
하고 있는 이른바 "퍼로키얼리즘(Parochialism)" 때문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해파리형 기업은 기업활동의 핵심이 되는 부문만을 갖고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외부의 인력을 활용하는 기업이다.

일본의 게임기메이커 "닌텐도"는 하드는 물론 소프트까지 외부의 힘을
활용하면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