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구입자들 사이에 DIY(Do It Yourself)가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DIY란 가공된 재료 등 부품 일체를 구입해 사용자가 직접 조립해 상품을
만드는 방법.

가구와 옷 등 실생활과 밀접한 품목에서는 이미 보편화돼있다.

가구나 옷의 DIY가 국내에 선보인지 5~6년이 넘은데 비해 DIY PC는
1~2년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상품.

그러나 여러가지 강점때문에 다른 어떤 제품보다도 소비자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DIY방식 PC제품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완제품보다 값이 싸다는 것.

가정용 PC의 경우 완제품을 구입하려면 2백만~3백만원을 줘야 하지만
부품을 구입, 조립하면 1백50만~2백20만원이면 같은 수준의 제품을 구할수
있다.

IMF한파이후 DIY PC가 더욱 인기를 끈 것은 이때문.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관과 달리 조립하기 쉽다는 것도 PC DIY의
매력.

중앙처리장치(CPU) CD롬 모니터 키보드 메인보드 모뎀 하드디스크드라이브
등 주요부품 15가지를 끼워맞추면 완성된다.

납땜할 필요도 없이 나사로 조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만들수 있다.

제이씨현시스템 황준호 차장은 "DIY PC는 교육차원에서도 매우 유용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학교나 학원에서 이뤄지는 컴퓨터교육은 대개 작동원리를
배제하고 사용법 위주로 구성돼있다.

이 때문에 대개의 이용자가 컴퓨터의 구조에 대해 잘 몰라 사용중에 생기는
문제는 사소한 것조차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

구입하면서부터 PC의 구조를 파악하고 있으면 이해가 빠를뿐 아니라 웬만한
문제는 원인을 알아내 직접 해결할 능력도 생긴다는 장점이 있다.

DIY PC는 업그레이드와 비용절감에도 유리하다.

다른 어느 분야보다 기술변화가 빠른 컴퓨터는 1~2년이 지나면 일부 부품을
신형으로 교체해 성능을 높여(업그레이드)줘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15가지의 PC부품가운데 핵심적인 것은 주기판(메인보드)과 중앙처리장치
등 2가지.

이 두가지만 업그레이드하면 새 PC로 탈바꿈시킬수 있을 정도.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PC 구조에 대해 잘 모르고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많은 이용자가 업그레이드하는 대신 낡은 PC를 버리고 새 PC를 사는 길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PC업계 관계자들은 "매년 1백20만대로 집계되는 버려지는 PC의 상당수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재사용할수 있다"고 말한다.

PC구조를 잘 알고 있으면 업그레이드 비율도 올라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일고 있는 DIY PC의 인기는 잇달아 이 행사가 열리는데서도 실감할수
있다.

지난해 6월 하이텔 OS동호회가 주최한 DIY PC조립행사에는 회원 3백60명,
12월 PC잡지사 컴뉴스컴나라가 주최한 행사에는 7백여명이 참가했다.

KIECO 98의 특별행사로 19~22일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리는
"PC조립캠프"에는 총 2천명이 참가할 예정.

이 행사후 4월초에는 서울 구의동의 테크노마트에서 개관기념으로 PC
DIY행사를 연다.

부산 광주 대구 등 지방에서도 PC DIY행사가 수시로 열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