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고금리정책'] 기업 질식사 .. 금융비용 견딜만한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연 23-24%(콜금리)를 넘나드는 고금리가 경제운영의 발목을 붙잡는 최대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다.
줄잇는 기업부도를 막고 자금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재계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도 지난 16일 김대중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기업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IMF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덕구 재경부차관은 당일 존 다즈워스 IMF 서울사무소장을 불러 금리인하
를 협의했다.
전철환 한국은행총재도 지난 13일 다즈워스소장과 금리인하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IMF는 신중했다.
금리인하요청에 확답을 하지 않았다.
조금 더 기다려 보자고 했다.
정부가 금리인하를 협의할수 있는 조건으로 내건 원화환율안정이 아직
확고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주초 달러당 1천4백원대로 떨어진 환율은 19일 한때 1천5백원대로 올랐다.
금리를 내릴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IMF 입장을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금리정책으로 기업들이 추가로 지게 될 이자부담을 보면 기업들의
고통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알수 있다.
관계당국이 분석한 지난 1월말 현재 민간기업 총금융부채는 5백27조8천8백
억원, 총금융자산은 1백79조2천7백28억원으로 순금융부채는 3백48조6천70억원
으로 집계됐다.
주요 부채내역을 보면 은행대출금 1백74조9천78억원, 회사채발행
1백21조2천7백16억원, 기업어음(CP) 55조5천8백21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말 현재 금리수준으로 기업들이 지난 2월부터 내년 1월
까지 1년간 지급해야 할 순이자는 70조4천8백50원에 달했다.
만일 작년 9월말 현재의 금리가 유지됐을 경우 기업들이 같은기간 내야 할
이자는 48조1천8백억원에 이른다.
이로써 기업들이 떠안게 되는 추가이자부담은 22조3천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조업전체가 지난 96년 한해 물건을 팔아 번 영업이익 23조6천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올해 매출부진이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소비가 작년보다 40-50% 감소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세진 연구위원은 "매출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하반기부터
적자부도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비용부담까지 가중될 경우
기업들이 질식사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채무보증해소나 재무개선약정등을 통해 기업들이 조달할 자금
규모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마저 고공행진을 계속할 경우 기업들의
숨통이 다 막히는 꼴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율안정과 구조조정가속이라는 현안에 부닥쳐 금리인하가 쉽지
않다.
IMF는 환율이 확고하게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를 내릴 경우 외환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한계기업퇴출을 통한 원활한 구조조정을 가속시키기 위해서도 고금리
유지가 당분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G경제연구원 강호병 책임연구원은 "고금리고통이 크지만 환율안정과
신인도제고를 위해 섣불리 금리를 내려서는 안된다는 IMF 주장에 공감하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환율안정과 구조조정을 위해 기업들이 겪고있는 자금난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지, 정부의 선택이 주목된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0일자).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다.
줄잇는 기업부도를 막고 자금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재계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도 지난 16일 김대중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기업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IMF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덕구 재경부차관은 당일 존 다즈워스 IMF 서울사무소장을 불러 금리인하
를 협의했다.
전철환 한국은행총재도 지난 13일 다즈워스소장과 금리인하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IMF는 신중했다.
금리인하요청에 확답을 하지 않았다.
조금 더 기다려 보자고 했다.
정부가 금리인하를 협의할수 있는 조건으로 내건 원화환율안정이 아직
확고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주초 달러당 1천4백원대로 떨어진 환율은 19일 한때 1천5백원대로 올랐다.
금리를 내릴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IMF 입장을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금리정책으로 기업들이 추가로 지게 될 이자부담을 보면 기업들의
고통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알수 있다.
관계당국이 분석한 지난 1월말 현재 민간기업 총금융부채는 5백27조8천8백
억원, 총금융자산은 1백79조2천7백28억원으로 순금융부채는 3백48조6천70억원
으로 집계됐다.
주요 부채내역을 보면 은행대출금 1백74조9천78억원, 회사채발행
1백21조2천7백16억원, 기업어음(CP) 55조5천8백21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말 현재 금리수준으로 기업들이 지난 2월부터 내년 1월
까지 1년간 지급해야 할 순이자는 70조4천8백50원에 달했다.
만일 작년 9월말 현재의 금리가 유지됐을 경우 기업들이 같은기간 내야 할
이자는 48조1천8백억원에 이른다.
이로써 기업들이 떠안게 되는 추가이자부담은 22조3천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조업전체가 지난 96년 한해 물건을 팔아 번 영업이익 23조6천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올해 매출부진이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소비가 작년보다 40-50% 감소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세진 연구위원은 "매출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하반기부터
적자부도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비용부담까지 가중될 경우
기업들이 질식사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채무보증해소나 재무개선약정등을 통해 기업들이 조달할 자금
규모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마저 고공행진을 계속할 경우 기업들의
숨통이 다 막히는 꼴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율안정과 구조조정가속이라는 현안에 부닥쳐 금리인하가 쉽지
않다.
IMF는 환율이 확고하게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를 내릴 경우 외환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한계기업퇴출을 통한 원활한 구조조정을 가속시키기 위해서도 고금리
유지가 당분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G경제연구원 강호병 책임연구원은 "고금리고통이 크지만 환율안정과
신인도제고를 위해 섣불리 금리를 내려서는 안된다는 IMF 주장에 공감하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환율안정과 구조조정을 위해 기업들이 겪고있는 자금난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지, 정부의 선택이 주목된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