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의 윤윤수사장(52)은 최근 자신의 연봉을 스스로 깎았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동시에 사업구조조정에 돌입, 매장을 줄이고 인원을 6백50명에서
4백30명으로 감축했다.

신축사옥규모도 20층에서 4층으로 조정했다.

내수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휠라코리아의 위상과 역할은 보통의 외국인투자기업과는 전혀 다르다.

이 회사의 자본금 1백10억원중 윤사장지분은 3%에 불과하고 휠라지분은
97%에 이른다.

그럼에도 휠라코리아는 휠라그룹과 종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그룹내 최대비즈니스인 신발에 관한한 세계를 움직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의류업체이던 휠라그룹이 신발사업에 뛰어든 것 자체가 윤씨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미국에 있던 윤씨를 낚아채듯 스카웃한 휠라는 윤씨로 하여금 휠라코리아를
설립, 신발사업을 총괄토록 했다.

그는 화승에서 잔뼈가 굵은 신발분야 베테랑.

휠라코리아는 전세계에 공급되는 신발의 상품기획과 생산관리 오더관리등
핵심역할을 수행한다.

이탈리아 휠라는 브랜드관리, 미국 훨라등 해외법인은 오더를 따는게
주역할이다.

수주도 휠라코리아 연구개발센터에서 기획한 상품을 토대로 이뤄진다.

한국에 집결된 오더를 토대로 휠라코리아는 인도네시아 신발업체
10개사에 생산을 지시한다.

이들중 4개사는 한국기업이 투자한 업체다.

또 부산의 신발부품업체 1백여개사로부터 원부자재를 구입, 인도네시아로
내보낸다.

생산된 제품은 미국 유럽 동남아로 퍼져 나간다.

휠라코리아가 한복판에서 신발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셈이다.

지난해 이런 방식으로 휠라코리아가 다룬 신발수출규모는 2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또 의류를 포함한 내수규모는 1천4백억원에 달했다.

휠라코리아의 협력업체는 신발과 의류분야의 수출및 내수부문을 통털어
2백여개가 넘고 종사자만도 줄잡아 1만명이 넘는다.

윤사장이 작년말 무엇이 진정한 국산품인가라는 논쟁을 야기시킨 것도
이같은 저력에 바탕을 둔 것이다.

"외국인투자법인이 한국에서 돈 버는 것을 절대로 배아파 해선 안된다.

오히려 많은 돈을 번다는 소문이 나야 투자하지 말래도 달러를 싸들고
올 것 아닌가"윤사장의 주장이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