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미국 모건스탠리 딘위터사가 최근 조흥은행 등 국내 6개은행에 대해 작성한
투자분석보고서 제목이다.

보고서는 국내은행들이 앞으로 최소한 2년간 유례없는 혹독한 시련기를
겪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살인적인 고금리와 경기위축은 기업부도를 부채질한다.

은행 부실규모가 줄기는커녕 더 불어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또다른 은행이 서울 제일은행과 똑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은행주식값이 아직 적정수준까지 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금 은행주식값이 액면가 5천원을 밑돌는 사상최저 수준인데도..

살기위한 투쟁.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논리만이 금융계를 지배한다.

약자는 시장에서 쫓겨나고 강자는 더 큰 시장을 차지한다.

김태동 청와대경제수석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등
김대중 대통령정부 금융개혁 3총사도 같은 말을 했다.

"잘 크는 은행은 같이가고 뒤쳐지는 은행은 버리고 간다"

"금융기관간 차별화를 유도하겠다"

"부실금융기관은 퇴출돼야 마땅하다"

보고서는 국민 주택 두 은행은 현위기를 이기고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점쳤다.

두 은행이 소매금융에 주력하면서 상대적으로 튼튼한 뿌리를 가졌기 때문
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효율성을 달성하는데 더 주력한다면 은행들이 좀 더 빨리
정상궤도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과 인원의 감축, 여.수신구조의 개선, 영업전략의 대전환 등에 나선
은행들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가 온뒤 땅이 더 굳듯 시련기를 벗어나는 2천년부터는 살아남은 은행들이
장미빛 성장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허귀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