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형 제품으로 불황을 뚫어라"

가구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침체 여파로 판매가 줄고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심정으로 원가를 줄이면서 중저가형 신제품개발로
승부를 걸고 있다.

결혼과 이사철이 겹치는 봄은 1년중 최대성수기.

업체로선 한해장사를 좌우하는 봄철 시장을 결코 놓칠수 없다.

거품을 뺀 실용적인 제품 위주로 구색을 대거 바꿨다.

대신 품질과 기능은 종전수준을 유지, 대회전에 돌입했다.

고객들로선 어느때보다 값싸고 질좋은 가구를 장만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내수동향 =12대 가구업체들의 내수판매는 올들어 2월까지 5백4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3% 줄었다.

3월들어선 그 폭이 더욱 커져 첫주동안 30%이상 감소했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내수는 신규수요와 교체수요에 의해 좌우된다.

신규수요는 결혼과 이사때 가장 많이 생기는데 올해는 결혼 자체를 뒤로
미루는 일이 줄을 잇고 있다.

가구를 사는 사람들도 당장 꼭 필요한 침대 화장대 등 일부 제품만 사는 등
알뜰구매가 정착되고 있다.

오래된 가구의 교체수요도 대폭 줄었다.

웬만하면 그냥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수출추이 =수출은 꾸준히 늘어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92년 1억2천4백만달러를 바닥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수출은 5년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1억9천6백만달러.

올핸 더욱 큰폭으로 늘어 2억5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가치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회복된데다 해외시장개척을 통해
내수침체를 만회해야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요업체별 전략 =중저가제품으로 내수시장을 공략하면서 공격적인
해외시장개척에 나서 수출을 대폭 늘린다는 양면전략을 짜고 있다.

내수용으로는 1백만원대의 전략제품을 내놓고 있다.

종전처럼 3백만~5백만원대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보루네오가구는 초특가 패키지상품전을 실시하고 있다.

10자장롱과 침대 서랍장을 합쳐 1백만원대인 제품 3종을 선보이는 등
중저가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매출목표를 작년보다 3% 늘어난 5천2백26억원으로
잡았다.

이 회사는 소비자의 실속구매를 돕기위해 아울렛매장을 확대하고 주방가구
사무용가구 등의 수출을 통해 내수부진을 극복할 방침이다.

특히 일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양목재(라자)는 봄시장을 겨냥, 4종의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일본 베트남
사이판 등에 올해중 1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선창산업(선우드)은 4종의 신제품을 선보였고 추가로 4종을 이달중
내놓기로 하는 등 다양한 제품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샘은 올매출을 지난해보다 27.9% 늘린 2천4백50억원으로 책정했다.

불황에도 이같이 매출목표를 늘려잡은 것은 의욕적인 해외시장개척과
평형별 표준설계제 도입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내수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갖췄기 때문이다.

한샘은 미국과 일본에 치중된 수출지역을 중국으로 확대, 지난해
중국법인과 베이징쇼룸을 설치했다.

장인가구는 10자장롱기준으로 90만원대의 파격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확보에 나섰다.

이 회사는 부서통합등 리스트럭처링과 대체자재개발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
신제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동성사무기기는 글라이딩메커니즘의자등 과학적기법을 응용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내수시장을 공략한데 이어 시장개척에 본격 나서고 있다.

한국OA퍼니처는 인간중심의 쾌적한 사무환경창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동선을 최소화한 시스템 사무용가구로 판매확대에 나섰다.

한편 금속가구업체들은 이달초 열린 싱가포르 국제가구전에 공동부스를
설치, 2백만달러이상의 수출상담을 벌이는등 공동시장개척에 나섰다.

올 7월 상해전시회에도 공동 출품키로 하는 등 힘을 합쳐 시장을 뚫고 있다.

또 한동안 수출을 중단했거나 내수판매만 해온 업체들이 수출팀을
부활시키거나 신설해 수출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예컨대 동성상공은 수출팀을 부활시켰고 신진금고제작소는 새로 부서를
발족시켰다.

수출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업체들의 행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