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학영 특파원]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이 경제규모에 비해 외국인
투자가 가장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와 세계 상공회의소(ICC)가 19일 발표한
"아시아 국가에 대한 외국인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96년중 한국의
외국인투자 의존도(총고정자본에서 외국인 직접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는
1.3%에 그쳤다.

이에비해 다른 아시아국가의 외국인투자 의존도는 말레이시아가 13.2%로
가장 높고 인도네시아 8.5%, 필리핀 7.3%, 태국 3.2% 등으로 나타났다.

또 90-95년중에도 한국의 외국인투자 의존도는 1% 안팎에 머문 반면
말레이시아는 12.1-26%에 달하는 등 한국과 다른 아시아국가 사이에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이처럼 한국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저조한 것은 다른 아시아국가에 비해
임금수준 등 투자여건이 불리한데다 외국인투자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기업들의 대아시아
투자의욕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백98개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아시아 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26%(52개)가 투자를 증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62%(1백23개)는 동남아 금융위기에 관계없이 기존의 투자계획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비해 투자계획을 축소할 예정이라는 응답은 12%(23개)에 그쳤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