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실패해 큰 빚을 진 30대가 전쟁기념관에서 훔친 권총으로
무장하고 서울시내 한은행을 털다가 은행직원들과 격투끝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9일 강남구 청담동 서울은행 학동지점에 권총을
들고 들어가 현금 7백여만원을 턴 혐의(특수강도)로 강석민(31.무직.
금천구 독산동)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실탄 3발과 모의탄 3발이 든 권총을 들고
오토바이 헬멧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서울은행 학동지점에 침입했다.

강씨는 은행이 영업을 시작하기전 손님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직원
출입문인 옆문으로 들어가 실탄을 3발쏘고 은행창구직원 이모(20.여)씨를
인질로 잡아 현금 1억원을 요구했다.

은행 직원들은 강씨에게 "지금 열쇠가 없어 금고를 열수 없다"며 시간을
끌었고 그사이 창구직원 최명순(26.여)씨가 책상밑 비상벨을 눌러 경찰에
신고했다.

강씨는 경찰이 출동하자 창구에 있던 현금 7백78만여원을 가방에 넣고
옆문으로 달아나다 은행직원 서정화(38)대리와 청원경찰 김종구(38)씨가
달려들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경찰에 붙잡혔다.

다행히 부상자는 아무도 없었다.

경찰조사결과 강씨는 지난달19일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훔친
K-59mm 권총인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는 또 괌 사격연습장에서 실탄을 빼내 김포공항을 통해 몰래
들여왔다.

강씨는 경찰에서 "외제 오토바이 수리점을 운영하면서 4억원의 빚을 져
이를 갚으려고 은행을 노렸다"고 말했다.

< 손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