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교육부장관은 매주 일요일 신림동 자택에서 정부세종로청사
집무실까지 택시를 타고 출근한다.

"초보장관"인 만큼 업무파악을 위해 일요일에도 쉴 틈이 없다.

이장관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휴일에 기사가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서민들의 말을 여과없이 들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장관은 주로 모범택시를 탄다.

일반택시를 이용할 경우 자칫 자신을 알아본 합승객이나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을 수 있기 때문.

자가운전도 생각했지만 말많고 바람잘 날없는 "교육부장관"이라는 신분상
포기했다.

"택시장관님"은 교육부의 분위기도 바꾸어 놓았다.

토론문화를 정착시킨 것이다.

이장관은 매일 실.국장은 물론 과장들까지 불러모아 토론을 벌인다.

토론이 시작되면 주로 듣는 편.

이장관은 "업무를 잘 몰라 할 말이 없는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토론을
지켜본뒤 좋은 의견만 골라 얘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예고없이 기자실을 방문, 1시간이 넘도록 사교육비 절감방안
등을 놓고 출입기자들과 토론을 벌여 수행직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이장관 부임에 내심 긴장했던 교육부직원들도 여러차례 토론을 겪은 뒤
부터는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장관의 격식파괴가 교육부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