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20일 모월간지 4월호에 강덕기 서울시장
직무대리의 시정운영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의 기고를 해 시청 안팎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김부시장은 "서울은 죽어가고 있다"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을 통해 "서울
시정은 시장 지시에 따라 극소수의 관계자들에 의해 이뤄지는 밀실행정"
이라고 지적하는 등 시정전반에 걸쳐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대부분의 중요 정책들이 시장 의사와 지시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으며 시장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할 만한 제도적 장치가 없다"
며 강시장대리를 직접 겨냥했다.

김부시장은 또 "경유차에서 배출하는 발암물질때문에 매년 서울시민
3만명이 사망하고 있다"면서 "광역 상수도취수장 5단계 공사가 올 연말
마무리되면 상수도 취수량이 유입량의 90%에 달해 한강마저 물이 흐르지
않는 거대한 "죽음의 호수"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등 극단적인 표현을
동원해가며 시정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부 시 간부들은 그러나 "교통 환경문제 등을 솔직하게 지적한 점은
수긍할 수 있으나 일부 내용은 어떤 자료를 근거로 삼았는지 의심스럽다"며
"이같은 문제점을 시 외부에 폭로하듯이 발표하기 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시에 몸담고 있는 조직원으로서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겠느냐"
면서 씁쓸해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시 고위 간부회의에서 김부시장은 "기고문이 특정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며 시정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다 일부 부분이
확대해석되면서 오해가 빚어진 것"이라고 해명했으며 강시장대리도 이 문제를
더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했으나 회의분위기는 전례없이 "썰렁한 편"이었다고
한 간부는 전했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