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경영인연합 보고서 ]

유럽연합(EU)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미국과 일본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U 15개 회원국중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고용창출 효과를 본
나라는 아일랜드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등 4개국에 불과, EU의 산업및
고용촉진 정책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 유럽경영인연합회(UNICE)가 실시한 유럽 기업의 국제
경쟁력 조사에서 지적된 것이다.

유럽 기업의 경쟁력 저하 요인은 고용제도의 경직성, 고비용의 사회보장세와
법인세, 짧은 노동시간,그리고 행정부처의 비효율적 업무수행과 부처간
장벽 등으로 분석됐다.

그외 미국과 캐나다 등에 비해 2~3배 높은 에너지 통신서비스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VAT)도 국제경쟁력 저하 요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소규모 점포 등의 1일 개점시간을 제한하고 일요일 영업을 금지하고
있는점도 소비자의 구매선택을 제한하며 내수진작과 고용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적됐다.

"유럽 기업의 국제경쟁력 벤치마킹"이란 제하의 이 보고서는 실업률
감소를 위해 임금삭감없이 주35시간 근무제 실시를 결정한 프랑스 정부의
고용정책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특히 EU 국가중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독일의 고실업률 문제를 사례로
제시하며 유럽보다 노동시간이 훨씬 긴 미국과 일본은 근무시간 감축제가
아닌 일관성있는 효과적 구조조정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프랑수아 페리고 UNICE회장은 "근로시간 감소는 고용창출을 위한 지속적
전략이 되지 못한다"며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고용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기업의 사회보장세 등 비임금 노동비용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등 다른 주변국가에서도 주35시간
근무제도입을 통한 고용확대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이번 보고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의견도 수렴돼 있어 향후 EU집행위,
고용주 단체, 노조사이에 논란을 가열시킬 전망이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