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공작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22일 권영해 전 안기부장의 자살기도를
계기로 안기부 개입 의혹이 있는 오익제씨 편지사건 안기부 해외공작원
정보보고 문서 유출 및 조작등 북풍공작 전반에 대한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검찰은 권전부장이 지난 21일 새벽 검찰조사 도중 자살을 기도한 것은
북풍공작의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권전부장이 회복되는대로
피의자 신문조서에 서명을 받아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은 권전부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권전부장이 대선당시 재미교포
윤홍준씨에게 김대중 후보의 비방회견을 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에따라 권전부장이 김대중후보 낙선을 위해 북풍공작 전체를
주도적으로 지휘한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특히 여야 정치인들이 북한측과 접촉했다는 안기부 정보원
정보보고 문건을 이대성전해외조사실장을 통해 유출한 경위 조작여부 배경
등을 안기부 감찰조사와 병행,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박일룡 안기부 전1차장을 이번주중 소환, 북풍공작에
개입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편 할복자살을 기도했던 권전부장은 인근 서울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회복중이다.

검찰은 권전부장을 감시 및 보안유지 등을 고려, 국군 통합병원 또는
경찰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검토중이다.

권전부장의 수술을 집도한 강남성모병원 김인철 외과교수는 이날
"권전부장의 상태는 양호하고 회복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 김문권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