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이 미국의 투자금융회사인 로스차일드사를 통해 10억달러를 들여
온다.

정몽원 한라그룹회장과 로스차일드사의 윌버 로스 사장은 23일
로스차일드가 브리지 론 방식으로 한라그룹에 10억달러(약 1조5천억원)를
제공키로 합의했다고 뉴욕과 서울에서 동시에 발표했다.

로스차일드사는 국제 M&A및 구조조정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투자금융회사다.

한라는 이 자금으로 계열사들의 기존채무를 상환, 재무구조를 개선시킨후
로스차일드의 주도아래 국제투자자들로부터 계열사에 대한 투자(지분참여)를
유치할 계획이다.

로스차일드로부터 빌린 자금은 유치된 외국투자자금으로 상환한다.

이번 브리지 론의 대출기간은 1년이나 그 이전에 계열사가 팔리면 상환할
수 있다.

금리는 연 12%다.

로스차일드사는 한라의 주요계열사에 대해 우선 10억달러의 브리지 론
제공 확약서를 발급, 한라에 대한 신인도를 높여줄 예정이다.

로스차일드사의 해외자본 유치로 한라계열사에 투자할 파트너로는 만도기계
의 경우 미국의 GM델파이, 델코레미, 영국의 루카스베리티, 프랑스의 발레오
등 세계적인 부품메이커가 거론되고 있다.

또 한라시멘트는 프랑스의 라파지사, 한라중공업은 동남아의 특정조선소가
각각 투자유치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한라그룹은 밝혔다.

또 로스차일드사의 실무대표단 7명은 25일 방한, 한라그룹측과 구체적인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한라그룹은 이번에 로스차일드로부터 대규모 해외자본을 끌어들임에 따라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자영 기자>

* 로스차일드 어떤 회사?

국제 M&A 및 구조조정 분야에서 세계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회사다.

지난 96년의 M&A 실적은 1백25건으로 6백억달러어치에 달한다.

뉴욕 월가에 본사를 두고 세계 27개국에 42개 지점을 개설해 놓고 있다.

하버드대 MBA 출신인 윌버 로스 사장은 투자금융전문가다.

파산기업의 갱생을 위한 구조조정과 회사갱생기금운영에서 명성이 높아
월가에서는 "회사갱생의 왕"이라고 불린다.

* 브리지론이란

자금소요시점과 유입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메우기 위해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말한다.

장기차관을 도입하는 등 일정기간후에 자금이 들어올 예정이나 당장 자금이
필요할 경우 사용하는 방식이다.

돈이 필요한 시점과 조달이 가능한 시점을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하는
대출이란 뜻으로 브리지 론(Bridge Loan)이라고 한다.

금융기관이 돈을 빌리는 기업이나 다른 금융기관을 위해 서비스차원에서
미리 빌려주는 융자를 뜻하기도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