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상장사들이 6조8천5백90억원에 달하는
외환차손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우경제연구소는 지난 20일까지 주총을 끝낸 12월말 결산법인
3백86개(금융업 제외)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외환손익을 분석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들 업체는 5조3천8백80억원의 외환수익을 기록했으나 외환비용이
12조2천4백70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이들 기업매출액의 3.14%에 달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결산에서 반영하지 않은 외화부채의 평가손까지 계산할 경우
실제 발생한 순외환비용은 모두 12조5천여억으로 매출액대비 5.7%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별로 볼때 환차손이 가장 큰 업체는 유공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공은 지난해말 결산에서 1조4천4백57억원을 손익에 반영, 지난 96년
1천58억원의 환차손보다 무려 14배나 늘어났다.

2위는 대한항공으로 7천9백57억원을 결산에 반영시켰다.

대한항공은 2조2백33억원을 다음 회계연도에 넘기거나 하는 방식으로
결산에 미반영, 실제 환산손은 2조8천1백9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한항공이 실제 발생한 환차손을 전부 결산에 반영할 경우 매출액의
65.8%에 이르는 것으로 대우경제연구소는 전망했다.

다음으로 환차손이 많은 기업은 포철, 한화에너지, 쌍용정유 등이었다.

포철은 6천1백11억원의 환차손을 기록했으나 8천7백26억원을 결산에
반영시키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결산에 반영되지 않은 환차손이 5천9백2억원에 달해
실제 환차손은 8천3백76억에 이르렀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