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의 권력보루였던 안기부가 23일 대대적인 숙정작업에 들어갔다.

안기부는 이날 1급 부서장(실장)이상 간부 38명으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았다.

이중 3명의 특별보좌관(차관급)을 비롯 모두 28명에 대해 사표를 수리
하거나 대기발령을 냈다.

안기부는 또 조만간 2급부서장(국장)과 3급등 모두 1천명 가까운 대대적인
물갈이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같은 안기부의 대대적인 인사는 4월이내 조직개편을 매듭짓기 위한
인원정리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기부는 현재 나종일 2차장의 해외정보담당 역할은 그대로 두되 직책을
1차장으로, 국내정보담당인 신건 1차장은 산하 101, 102실을 통합시켜
2차장으로 각각 자리바꿈 시켰다.

3명의 차관급을 임명했던 특별보좌관제는 폐지했다.

안기부의 한 소식통은 "이번 인사에서 북풍공작 관련인사와 김현철 인맥,
구여권의 특정인들과 연계해 특혜를 누려온 인사 등이 모두 정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국내정보분야와 국내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부서를 종전의 절반이하로 축소하는 대신 해외정보수집기능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안기부는 또 부장 직속으로 1,2차장 기조실장 등 핵심간부들이 참여하는
종합기획부서를 신설해 부의 발전계획 수립과 방향정립의 조타수역할을
맡겼다.

이종찬 안기부장은 안기부의 명칭과 부훈을 바꾸는 한편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최명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