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대미달러 환율 움직임이 관심을 끈다.

24일 시세는 전일의 급락에 따른 반등으로 한때 상승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최근 며칠간의 추세는 하락세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무리가 없다.

특히 지난 23일 올들어 처음으로 1천3백원대로 떨어진 것은 여러가지면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의 원화 환율하락은 기본적으로 외화유입의 증가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경제의 외환위기 대처능력이 제고됐다고 풀이할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더욱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그같은 환율의 하향안정이
지속될 경우 경제회생의 최대 걸림돌인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기대
때문이다.

사실 달러당 1천3백원대의 환율은 IMF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른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IMF는 오는 9월말까지 1천3백50원수준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환율 움직임이 과연 구조적으로 안정된 수준으로
안심해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신을 갖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우선 근래들어 환율의 하락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면서도 하루 변동폭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그런 느낌을 갖게 된다.

예컨대 지난 23일의 최고 최저시세간 격차인 하루 변동폭은 무려 73원에
달했다.

장중 변동폭이 5%를 넘었다는 것은 달러수급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IMF가 통상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얘기하는 하루 변동폭 2%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또 최근들어 크게 늘고 있는 외국인들의 채권투자등 외화유입도 장기보다
단기투자에 치중돼 있어 사소한 투자환경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소지가 크다는 점도 우려되는 또다른 요인이다.

물론 지난 11월이후의 지속적인 경상수지흑자시현, 외국인들의 채권투자
확대, 한라그룹의 대규모 외자차입성공, 대상그룹의 외국인에 대한 계열기업
매각등 여러가지 정황을 감안해볼때 위기극복의 청신호로 볼만한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도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우리의 투자환경은 아직도 열악한
상태를 면치못하고 있는데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점등을
감안한다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또 경상수지흑자가 계속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출증가보다 수입감소에
기인한다는 것은 아직도 경상수지흑자기조가 정착단계에 들지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무방하다.

따라서 환율의 하향안정을 위한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

물론 인위적인 인하노력은 금물이다.

IMF와의 금리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정부의 보이지않는 압력이
작용해 환율이 떨어진다면 그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오히려 그뒤에 나타나는 부작용만 더 커질 것이다.

따라서 극히 원론적인 지적에 불과하다고 생각되지만 외화의 장기안정적인
유입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경제구조를 건실화시키는 것이고 그중에서도
외국인 직접투자유치를 위한 환경개선과 국제수지 흑자기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수출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근본대책임을 강조해둔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5일자).